서울 서촌, 티베트 난민을 돕는 사직동 그 가게

서촌에서 마음 깊이 응원하고, 또 좋아하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사직동 그 가게입니다. 오랜만에 주말에 시간 내 사직동 그 가게에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여전히 정겨운 모습이 좋더라고요~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간이에요✨ 사실 이토록 그 가게에 애정을 담고 있는 건, 제가 이곳에서 자원활동을 한 적이 있어서인데요. 마음에 남아있는 추억도 많고,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이번 방문도 그 당시 활동가들과 함께 했어요!

☑️ 영업시간: 12:00~20:00 (매주 월요일 휴무)

📍사직동 그 가게:

저는 대학생 때 인도를 여행하며 록빠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요, 이후 우연한 기회로 록빠에서 한국에 가게를 만든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 여러 활동가들의 손길로 가게를 오픈한 뒤, 저는 몇 번의 워크숍을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카페 손님으로 방문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자원활동가로 지원한 뒤, 2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처음엔 카레를 만드는 지기로 참여했는데요, 이후 가게와 카페지기를 차례로 모두 참여하며 (특별한 일 없다면) 매주 일요일마다 가게에서 손님을 맞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얻는 것도 많았고, 다양한 삶에 대해 보거나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 사직동 그 가게: https://www.instagram.com/rogpashop/

🔖 록빠: http://www.tibetrogpa.org/


오랜만에 그때의 기억이 남아 예전 사진들을 하나씩 보았어요! 제가 자원활동했던 시기(2013~2015년)에는 현재 가게 공간에서 카페와 물품을 함께 판매하다가, 현 사직동 그 가게의 한 집 건너 그 가게 짜이집이라는 카페를 오픈했었어요. 지금은 가게 옆 마당을 통해 카페로 들어갈 수 있게 바뀌었더라고요~

저는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록빠 카페에 가보지 못했지만, 다른 분들이 이 시기의 가게가 더 인도 느낌이 난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카페(그가게 짜이집)와 가게(사직동 그 가게)로 분리했었습니다

자원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덧 해가 지고, 조용한 거리에 홀로 가게가 불을 밝히고 있었어요. 저는 이 시간의 가게가 무척 따뜻하고 아늑하게 느껴졌었어요.


그가게 짜이집- 카페

카페지기로 자원활동을 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재료를 준비하는 시간도 즐거웠어요~ 주말이면, 함께 자원활동을 했던 활동가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참 좋았고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사를 만들 때 그 고소한 향이 항상 배고프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맛있게 만들기 쉽지 않았지만, 적당한 두께와 바삭함이 만드는 과정에서 느껴지면 뿌듯했어요🤗

기증받은 도서로 그가게 짜이집 한쪽 공간을 작은 책방으로 활용하여 판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보고 싶은 책들이 오면,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매 감사했어요🙏🏻

가게 한편에 붙어있던 글들이에요. 그 가게에 가면 달라이라마나 티베트 속담, 또 티베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는, 티베트 속담을 보다 보면 인생의 지혜와 깨달음을 건네주는 느낌을 받아 자주 보고 기억하려 했어요.

사직동 그 가게에 일하며 좋은 기억이 많이 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 중 하나는 손님에게 받은 사진이에요. 여느 때처럼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시간에 어떤 손님이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냐며 말을 걸어왔는데요. 이전에 방문했을 때 사진을 찍었다며, 몇 장을 출력해 액자로 담아서 전달해 주셨어요. 처음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마음이 따뜻해지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방 한편에 잘 두고 있어요💛


사직동 그 가게- 가게

사직동 그 가게와 그가게 짜이집의 공간이 분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직동 그 가게에서 가게 지기를 하게 되었어요!

티베트 난민들이 제작한 상품이나 인도에서 온 물건을 포함하여 다양한 제품을 판매했었어요.

또한, 그 당시 가게의 매니저들과 재능이 많은 자원활동가들의 여러 시도가 있었는데요. 특히 왼쪽의 사진과 같이 우유팩을 재활용하여 티를 포장하는 포장재를 만들었습니다. 그가게에는 짜이를 판매하기에 우유 사용을 많이 하는 편인데, 우유팩을 버리지 않고 이렇게 재활용하여 포장 용품으로 재사용했었어요. 저는 이런 순환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또 패키지 제작을 위해 색을 넣는 작업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수익금을 늘려 티베트 사람들을 도우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어요. 저는 손재주가 많은 편은 아니라 그 옆에서 최대한 도울 수 있는 찾으려 했고요.

그래서 어느 날에는, 다 읽은 책을 기증하고 직접 가게 앞에서 판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티베트어 동화책을 발행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진행했는데요. 이날 가져간 책을 거의 다 판매하여 뿌듯했어요😊

그 시기에 했던 아무나 아무거나 장터에 소개된 티베트어 동화책 발행 관련 안내와 실제 모금 이후에 나온 동화책이에요. 동화책 발행 관련 안내에는 록빠 탁아소에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티베트어로 된 동화책이 많이 없어 책을 읽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제작된 책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연말이면, 자원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갈무리의 밤을 보냈어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덕담도 나누고 그간의 성과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이야기만 들었던 다른 요일의 활동가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거나,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한 데 모인 공간에서 받는 선한 영향력이 좋았어요.


아무나 아무거나 장터

가끔 아무나 아무거나 장터가 열리곤 했는데요, 사직동 그 가게의 대각선 건너편 나무에 아무나 아무거나 장터 천막을 걸고 장터를 진행했었습니다. 중고 물품이나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판매의 수익금 일부를 참여비로 그가게에 내는 형태였어요.

이때 작은 공연도 하고, 이날에만 열리는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는 등, 정말 장날처럼 재밌게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장터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고는 했어요. 한 번은 친구들에게 물품을 기증받아 장터에서 판매했는데요. 판매 금액을 모두 티베트 난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하니 친구들도 기쁜 마음으로 물건을 건네주었던 기억이 나요😊


저는 사직동 그 가게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우고, 그간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을 조금은 알 것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지난 여행에서 스쳤던 사람들과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거나, 왜 인도에서 음식은 항상 늦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었으며, 자연환경과 소외된 사람들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큰 배움은 살면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 더 이상 한 기업만을 위해 일하지 않겠다던 생각, 자원을 쉽게 얻으려 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는 것 등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어요. 또, 무조건적으로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기보다는 티베트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고요. 이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깊은 생각과 배려는 마음 한구석에 오롯이 남아 많은 울림을 주었고, 그 안에서 저만의 어떤 방향을 정하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bohemian

책을 읽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느긋하게, 지구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어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